배경을 흐리기 전에: 초점과 피사계 심도를 구분하기
초점 위치와 선명한 범위는 다른 질문이다
사진에서 한 물체는 선명하고 그 뒤는 흐릿할 때가 있다. 초점 위치는 어느 거리의 물체를 기준으로 맞췄는지에 관한 질문이다. 피사계 심도는 그 앞뒤로 어느 정도 범위가 충분히 선명하게 보이는지에 관한 질문이다. 두 개념을 나누면 초점이 잘못된 사진과 의도적으로 배경을 흐린 사진을 더 정확히 구분할 수 있다.

충분히 선명하다는 판단에는 사진을 보는 크기와 기준도 들어간다. 작은 화면에서는 괜찮았던 가장자리가 크게 확대하면 흐릿할 수 있다. 심도는 어느 지점까지 완벽하고 그다음부터 갑자기 나빠지는 단단한 벽처럼 생각하기보다, 사용 목적에 맞는 선명도 범위로 이해하는 편이 좋다.
조리개 숫자 하나로 모든 것이 결정되지는 않는다
다른 조건을 유지할 때 큰 개구, 즉 작은 f값은 심도를 얕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조리개를 조이면 선명해 보이는 범위가 넓어지는 경향이 있다. Adobe의 심도 수업은 조리개와 초점 위치를 함께 보여 준다. 하지만 사진에는 촬영 거리와 초점거리 같은 조건도 영향을 준다.
따라서 f/2.8이면 배경이 반드시 같은 정도로 흐려진다는 식의 비교는 피하자. 카메라와 렌즈, 피사체까지의 거리, 배경까지의 거리와 구도가 다른 사진은 같은 f값이어도 결과가 다르다. Nikon의 F6 설명서의 심도 항목도 거리, 초점거리, 조리개를 함께 설명한다.
책 세 권으로 초점 이동을 관찰하기
책 세 권을 카메라에서 서로 다른 거리에 세워 놓자. 가까운 책, 가운데 책, 먼 책이 동시에 보이도록 구도를 잡는다. 카메라 위치를 고정하고 가운데 책에 초점을 맞춘 뒤 조리개를 바꿔 촬영한다. 각 사진에서 어느 글자가 읽히는지 비교하면 심도 변화가 구체적으로 보인다. 카메라가 노출을 맞추며 셔터 시간을 바꿀 수 있다는 점도 확인하자.

다음에는 조리개를 유지하고 가까운 책에서 먼 책으로 초점을 이동한다. 이는 선명한 범위를 무조건 넓히는 작업이 아니라, 그 범위가 놓이는 위치를 바꾸는 실험이다. 노출과 촬영 조건을 기록하면 두 실험을 뒤섞지 않을 수 있다. 처음부터 극적인 배경 흐림을 만들려고 하기보다 어떤 물체를 선명하게 남길지 정하는 것이 좋다.
흐릿함의 원인을 나누어 확인하자
배경 흐림과 촬영 중 흔들림은 서로 다른 현상이다. 초점이 맞은 곳은 또렷하고 앞뒤가 부드럽게 흐리다면 심도와 초점 위치를 살펴본다. 전체 가장자리가 한 방향으로 늘어졌다면 카메라나 피사체의 움직임도 후보가 된다. 이 관찰만으로 원인을 확정할 수는 없지만 다음에 바꿀 설정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 가장 중요한 물체에 초점이 맞았는지 확인한다.
- 앞뒤 물체도 필요한 사진이면 조리개와 거리 조건을 다시 본다.
- 조리개를 조인 뒤 셔터 시간이 너무 길어지지 않았는지 확인한다.
배경이 흐릴수록 좋은 사진이라는 규칙은 없다. 요리 한 접시의 일부를 강조할 때와 공간 전체를 설명할 때 필요한 선명도는 다르다. 실제 게시할 크기로 사진을 확인하고, 독자가 알아봐야 할 대상이 읽히는지 기준을 세우면 효과를 목적에 맞게 사용할 수 있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제작한 설명용 삽화입니다.